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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력설비 검사제도 도입 과연 필요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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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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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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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식경제부는 전력설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연간 발생하고 있는 설비고장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으로 국내 전력설비에 대한 외부기관 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전에서는 현재 수시 및 정기적으로 배전설비를 점검하고 있으며, 자체 정기점검 외에 외부기관의 추가적 검사가 시행될 경우 인력 및 비용낭비 등 전력설비 점검의 중복으로 인한 점검업무의 효율성 저하와 이로 인한 전기요금 원가상승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전력설비 검사제도의 도입은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는 에너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식경제부에서는 2006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전력설비 외부 검사제도 도입을 위한 용역을 외부기관에 의뢰하는 등 전력설비 검사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여 왔으며, 이러한 도입 주장의 근거로 전력설비에서 연간 발생하는 과다한 정전 및 장시간 정전피해 발생 등의 우려 등을 계속 제기하여 왔다.
그러나 지경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최근 전력설비에서 발생하는 연간 정전건수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오히려 고압고객 수전설비 고장, 건설공사장 작업자과실 고장 등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정전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전력설비 정기검사제도가 도입되어도 이로 인해 정전시간이 감소되는 효과는 거의 없다.
또한 지능화 시스템의 전국적 보급으로 정전이 발생되어도 5분 이내에 신속히 구간분리가 되어 대다수의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지능화설비 확충 계획 등으로 고장발생 시 정전시간은 더욱 단축될 전망이라는 전력 관계자의 의견이다.
이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전력설비의 고장 및 정전시간을 줄이기 위해 외부기관의 검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전력설비 검사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또 하나의 근거로 인적요인에 인한 고장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기자재 불량 및 시공불량으로 인한 고장은 최근 시행되고 있는 과학적 진단장비 점검으로 인해 매년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인적고장인 작업자 과실로 인한 정전은 전체의 1.6% 수준으로 대부분 작업 중 개폐기 착오조작으로 인해 발생한 정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전이 이러한 자체적인 체계적 점검활동을 추진한 결과 최근 4년간 송배전설비는 11% 증가한 반면 고장은 30%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설비점검 전담조직 신설 등 전력설비 고장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설비예방진단 전문그룹인 설비진단센터를 운영하는 등 기자재 결함으로 인한 고장을 방지하는 품질관리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이처럼, 지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력설비 검사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획기적인 전기품질 개선이나 정전시간이 대폭 단축된다는 주장은 실제 전력설비를 관리하고 있는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타당성이 결여될 수 있을뿐더러, 오히려 이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만 더 발생 할 수 있다는 소견이다.
해외 전력회사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해외 선진 국가에서도 전력회사의 전문성으로 설비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전력회사 자체 검사 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미국의 Con-Edison社 등 주요 7개 전력회사는 내부규정에 따른 자체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의 구주전력 역시 자체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도 어떠한 법률적 강제조항 없이 자체검사를 시행하는 등 정부가 개입하여 전력설비에 대한 정기검사를 시행하는 선진 국가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한전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체 전력설비 검사체계는 과학적 장비를 활용한 이중, 삼중의 체계적 절차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한전 자체적으로 정기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전체 선로 길이는 약 240,000km에 이르는 방대한 수량에 이르고 있고, 전국 방방곡곡 도심지, 산악지, 도서 등에 산재되어 있으며, 태풍, 폭우, 낙뢰, 차량충돌 등 자연에 노출되어 있어 자연재해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
이렇듯 광범위한 전력설비에 대한 과학적 점검 및 ?보수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설비의 자연열화, 일반인 과실 등 외적요인에 의한 고장은 100% 예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전력설비 검사제도에서 시행되는 단발성의 전력설비 점검만으로는 기존에 한전에서 수행하고 있는 정밀점검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으며 이와 같은 단순 점검은 광범위하게 산재되어 있는 전력설비 관리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기안전공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고압이상의 고객 수전설비 점검을 예를 들면, 최근 수년간 고객 수전설비에서 고장이 발생하여 한전선로로 정전이 파급되는 경우가 연 평균 약 2,1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한전 전체고장의 약 28%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체 고압고객 설비량을 고려할 경우 매우 큰 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고객 수전설비 중 피뢰기, 개폐기, 차단기, MOF 등 대부분 발생하는 고장이 기기 내부열화로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고장은 수전설비가 설치되는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고 일정한 부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기계적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관검사, 접지.절연저항 측정 등 현행 단순한 1회성 정기검사로는 열화개소 적출 등 불량확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전에서는 고객 수전설비에서 발생하는 고장으로부터 한전 선로로 파급되는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서 고객 수전설비에 대한 매년 주기적 열화진단 서비스 및 ASS 무상점검 등 각종 설비점검 및 자문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바와 같이, 전력설비 검사제도가 도입될 경우 점검업무의 중복투자로 인한 인적, 사회적 비용이 크게 증가함을 지적할 수 있고, 검사제도 도입 시 추가 점검인력 확보로 약 1320명의 인력이 추가 소요되고, 설비점검 투자비용과 정전수반에 따른 사회적 비용추가, 사용전검사 비용 등 5500억 원에 이르는 추가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러한 비용증가는 전기요금 원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영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또한 전기품질 수준을 판단하는 호당 정전시간도 현재대비 280% 증가한 약 47분으로 크게 높아져서 우리나라의 전기품질 수준이 세계 하위권으로 하락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기검사는 정전이 수반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전체 정전시간은 증가하게 되고 이는 곧 전기품질의 저하를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전은 1995년 활선 무정전 공법을 도입한 이래 획기적으로 정전시간을 감소시켜 왔으나 전력설비 검사제도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전기품질 수준은 1995년 이전 수준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전개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지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력설비를 외부기관에 위탁하여 사용전검사 및 정기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인 전력회사의 자율점검 관리체계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꼭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현재 한전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체검사 절차 및 관리체계가 적정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자체점검의 충실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해 보는 것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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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귀희 기자 | | 작성일자 : 2012-07-23(제140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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