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를 움직이는 전력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홍순만)과 KAIST(총장 서남표)는 지난해 12월 대용량의 전력(60kHz, 180kW)을 전선 없이 전송하는 원천기술을 세계최초로 확보, 최근 오송 무가선 트램시험선에서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큰 용량의 전기를 고주파로 전환, 레일과 레일 사이의 급전장치로 보내면 전류가 흐르면서 자장이 발생하게 된다. 이 자장을 차량 밑에 설치된 집전모듈이 모아서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차량 위에 설치한 펜타그래프를 전차선과 접촉해서 동력을 획득했다.
이 기술은 지난 2011년 KAIST에서 개발한 ‘20kHz 급집전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전력을 보내는 밀도는 3배 이상 높아졌다. 기존 20kHz를 전송하는 기술로는 최대 60kW까지 전기를 전송할 수 있었다. 때문에 비교적 전력사용량이 적은 전기버스 정도에 활용됐다.
그러나 이번에 60kHz까지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되면서 최고 180kW까지 전기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무가선 트램(5량)의 경우 360kW 정도의 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차량 2대에 집전모듈을 설치하면 충분히 동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전기를 받는 집전모듈의 크기와 무게는 오히려 기존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집전모듈과 급전장치의 부품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신주 등 전차선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서 철도부지 소요면적이 줄어들고, 터널단면적도 크게 축소됐다. 철기연 관계자는 건설비가 기존 대비 8.8%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열차가 전차선에 접촉하지 않고 전력을 공급받기 때문에 급전장치의 마모가 없어져 유지보수 비용도 최대 46%까지 절감된다.
철기연 관계자는 “급전과 집전장치의 제작비도 절감시키는 등 경제성도 높아졌다”며 “무선급전시스템 상용화에 한발자국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철기연은 오는 5월에 실제 차량인 무가선 트램에 대전력 무선전력전송기술을 실제로 적용해 시험운행한다고 밝혔다. 9월에는 차세대 도시철도와 고속열차에서도 시험해 볼 계획이다.
무선급전기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독일 봄바디어 사의 Primove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는 게 철기연 측의 설명이다. 독일 봄바디어 사는 아우크스부르크 시험선 총 800m 구간 중 275m에 20kHz 무선급전시스템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