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전력시장이 MBS(Market Based systems ․ 자유화)됐을 경우 공급의 불균형 문제와 함께 에너지 빈곤층의 확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전력시장이 민영화된 영국과 뉴질랜드의 경우 에너지 빈곤 문제가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력산업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에서 휼라 다그데버런 영국 흐렛포드셔 대학 교수는 “MBS 시스템이 도입된 국가의 경우 영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급에서 문제를 일으켰으며, 요금인상으로 인한 에너지빈곤층이 급속히 증가했고 특히 은퇴한 노년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고트 버트람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경제학과 교수도 “전력시장 자유화가 된 뉴질랜드에서도 발전․소매 사업자의 이익은 늘었지만, 가정은 전기요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 뉴질랜드 선거에서 에너지 빈곤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S는 또 전력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과 함께 장기적인 공급 계획 수립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휼라 다그데버런 교수는 “MBS에서는 투자가 시장의 인센티브에서 이뤄진다”며 “ 만약에 적절한 인센티브가 없다면 다시 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없다면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휼라 교수는 “ MBS하에서는 투자가 어려운데 이는 기술적 편향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휼라 교수는 “ 전력산업이 공공성을 갖고 있을 때는 공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투자를 집행했는데, 민간 사업자는 오로지 투자회수에 관심이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LNG 등 고비용 연료의 발전소 건설을 선호하게 되며, 당연히 투자 회수기간이 긴 원자력과 석탄, 수력 발전소 건설은 줄어들게 된다는 게 휼라 교수의 서설명이다.
고트 버트람 교수도 “지난 2007년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에 문제점이 발생했지만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5년 동안 뉴질랜드 그리드의 안정성이 불안한 가운데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고트 버트람 교수는 또 “민영화가 진행된 후 장기적인 전력 계획수립이 어렵고 수요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투자가 단기적인 시각으로 이뤄지며, 투자의 변동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고트 버트람 교수는 “전력시장을 민영화 했지만, 시장에서 경쟁 보다는 거대 자본이 굳건한 진입장벽을 만들어 새로운 독점을 만들고 있으며, 분산전원과 신재생까지 독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민영화와 함께 규제는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강창일 국회 산업통상위원회 위원장, 이현재 의원, 부좌현 의원, 박완주 의원, 한진현 산업부 차관, 조환익 한전사장,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등 내외빈과 300여명의 관련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1부 심포지엄에선 전력산업 자유화문제를 2부에선 국내 전력산업의 현안과 문제점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