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기]

“1980년대 사고방식에 사로잡힌 국내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16일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제6차 에너지미래포럼’에서 “그동안 유가는 20달러, 30달러가 적당한 수준이지 100달러 이상인 상황은 오히려 비정상적이라는 생각으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가가 치솟는 상황을 인정하고 유가 100달러 시대에 맞는 에너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에너지 신산업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한 문 차관은 그동안 유가 30달러 대에 수립해왔던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정책 등을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1980년대 사고방식으로 추진한 에너지 정책 탓에 국내 에너지 가격이 왜곡돼 왔다는 것.

그는 “벼가 쌀보다 비싼 게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실”이라며 “에너지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전기가 원료비보다 저렴하다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 이미 엄청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 차관은 또 에너지 신산업을 통해 그동안 공급 중심으로만 생각했던 전력산업정책이 수요관리 측면에서도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전력위기 속에 이번 여름만 참아달라며 국민들에게 절전을 당부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이 2~3년 이어졌다면, 결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 발전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전기요금 비중이 최근 상당수 변했다”며 “이 같은 현실에 맞춰 정책방향을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문 차관은 이와 관련 국내 산업구조가 에너지를 다소비하는 것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ICT를 활용한 지식기반의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도 수요관리 부분에 정책적 의지를 강하게 반영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9월 열린 에너지 신산업 대토론회에서 ‘시장으로, 세계로, 미래로’라는 구호를 냈는데, 먼저 시장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에서도 첫 번째로 손꼽히는 국내 전력기술과 ICT가 연계되면 에너지 신산업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